대한(大寒)은 어떤 절기인가

대한(大寒)은 큰 대(大)에 찰 한(寒)으로 큰 추위라는 뜻입니다. 태양 황경 300도에 해당하며 양력으로는 1월 20일 무렵에 듭니다. 입춘을 첫머리로 세는 순서에서 스물네 번째, 곧 한 바퀴의 마지막 절기입니다. 이 자리를 지나면 2월 4일 무렵의 입춘이 다시 첫 절기가 되어 순환이 이어집니다. 절기의 날짜는 해마다 하루쯤 움직이므로 그해의 정확한 절입 시각은 한국천문연구원 월력요항이 정본입니다.

이름은 가장 큰 추위지만 한국에서는 소한보다 덜 추운 해가 많습니다. 절기 이름이 중국 화북 지방의 기후에서 왔기 때문이며, 그 지역에서는 실제로 대한 무렵이 가장 추운 시기였습니다. 우리 속담이 이 어긋남을 여러 방식으로 놀리듯 기록해 둔 것을 보면, 옛사람들도 이름과 체감의 차이를 잘 알고 있었던 셈입니다. 절기를 그 지역 기후의 번역이 아니라 태양 위치의 좌표로 이해하면 이런 어긋남은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사주에서 대한이 갖는 뜻

대한은 중기(中氣)입니다. 월지를 바꾸지 않습니다. 축(丑)월을 연 것은 1월 6일 무렵의 소한이고, 대한은 그 축월의 한가운데를 표시합니다. 마지막 절기라는 위치 때문에 무언가를 닫는 경계처럼 보이지만, 축월은 대한을 지나 입춘 직전까지 이어집니다. 명리에서 실제로 한 바퀴가 닫히고 다시 열리는 지점은 대한이 아니라 입춘입니다. 입춘이 인(寅)월을 열면서 동시에 연주까지 바꾸기 때문에, 절기 스물넷 가운데 가장 무거운 자리에 있습니다.

중기로서 대한이 맡는 몫은 음력 쪽입니다. 태음태양력은 중기가 들지 않는 달을 윤달로 삼아 달의 주기와 태양의 한 해 사이 오차를 흡수하는데, 대한도 그 열두 중기 가운데 하나로 이 판정에 참여합니다. 절은 명리의 월을 가르고 중기는 음력의 달을 정돈한다는 분업이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대한이 놓인 축월은 지장간이 계(癸)·신(辛)·기(己)입니다. 절입에서 보름 남짓 지난 대한 무렵이면 본기인 기토가 힘을 쓰는 구간으로 봅니다. 축은 토(土)이면서 물기를 머금고 얼어 있는 흙이라 토와 수의 성질이 겹쳐 나타나고, 중기의 신금 때문에 금의 창고 노릇도 합니다. 겨울의 끝이지만 아직 온기가 없어, 이 시기에 태어난 사주는 화(火)가 어디에 어떻게 놓였는지를 조후의 관점에서 함께 살핍니다.

옛사람들은 대한을 어떻게 보냈나

대한의 마지막 날, 곧 입춘 전날을 절분(節分)이라 하여 한 해의 매듭으로 여겼습니다. 그 밤을 해넘이라 부르며 콩을 방과 마루에 뿌려 나쁜 기운을 쫓았다는 기록이 전합니다. 새해를 맞기 전에 묵은 것을 털어 낸다는 의미였습니다. 절기력의 한 바퀴가 여기서 끝나고 입춘에서 다시 시작된다는 감각이 민간 풍속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셈입니다.

생활로는 겨울의 끝자락을 견디며 봄을 준비하는 시기였습니다. 남은 양식과 땔감을 마지막으로 헤아리고, 씨앗을 골라 두고, 농기구를 손봐 두었습니다. 대한을 지나 입춘이 오면 곧바로 한 해 농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 보름 남짓이 준비의 마지막 구간이었습니다.

  • 절분 — 대한의 마지막 날이자 입춘 전날을 이르는 말입니다.
  • 해넘이 콩 뿌리기 — 묵은 기운을 쫓고 새해를 맞는 풍속입니다.
  • 씨앗 고르기와 농기구 손질 — 입춘 뒤 시작될 농사를 준비했습니다.

오늘 대한을 읽는 법

대한을 지나면 낮이 눈에 띄게 길어져 있습니다. 동지에서 한 달이 지난 시점이라 해가 지는 시각이 확실히 늦어지고, 아침 햇살의 각도도 달라집니다. 기온은 아직 겨울의 바닥이지만 빛으로 보면 이미 봄 쪽으로 상당히 이동한 자리입니다. 절기를 기온이 아니라 빛의 눈금으로 읽는 습관을 들이면, 대한 같은 절기가 왜 마지막이자 준비의 자리인지가 훨씬 선명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