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冬至)는 어떤 절기인가
동지(冬至)의 동(冬)은 겨울, 지(至)는 이른다·지극하다는 뜻입니다. 겨울이 지극한 데 이르렀다는 말입니다. 태양이 천구에서 가장 남쪽에 이르는 순간이 동지이고, 이때 태양 황경은 270도가 됩니다. 양력으로는 12월 22일 무렵입니다. 북반구에서는 이날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깁니다. 절기의 날짜는 해마다 하루쯤 움직이므로, 그해의 정확한 절입 시각은 한국천문연구원 월력요항으로 확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동지가 특별한 대접을 받아 온 이유는 그다음에 있습니다. 이날을 바닥으로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동지를 음(陰)이 극에 달하는 동시에 양(陽)이 처음 되살아나는 날로 보아 일양시생(一陽始生)이라 불렀습니다. 한 해가 여기서 다시 태어난다고 여겨 작은 설, 곧 아세(亞歲)로 대접했고 동지를 지나야 한 살을 더 먹는다는 말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하지와 함께 태양의 운동에서 가장 뚜렷한 두 극점을 이룹니다.
사주에서 동지가 갖는 뜻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오해가 있습니다. 동지는 자(子)월을 열지 않습니다. 동지는 중기(中氣)이고, 자월을 여는 것은 12월 7일 무렵의 절(節)인 대설입니다. 동지에 태어난 사람의 월지는 자(子)가 맞지만, 그 자월은 동지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대설에 이미 시작되어 소한 직전까지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한 해의 밑바닥이라는 상징성이 워낙 강해서 동지를 경계로 오해하기 쉬운데, 명리의 경계는 어디까지나 절입니다.
그렇다고 동지가 역법에서 사소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태음태양력에서는 동지가 든 달을 음력 11월로 삼는 것이 기본 규칙이고, 중기가 들지 않는 달을 윤달로 놓아 달과 해의 어긋남을 메웁니다. 동지는 이 체계 전체의 기준점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명리의 월지는 절로 갈리고, 음력의 달 번호와 윤달은 중기로 정해지며, 동지는 그 중기들 가운데 으뜸가는 자리에 있습니다.
동지가 놓인 자월은 지장간이 임(壬)과 계(癸)뿐인 순수한 수의 자리입니다. 절입에서 보름쯤 지난 동지 무렵이면 본기인 계수가 힘을 쓰는 구간으로 봅니다. 한 해에서 음이 가장 짙은 시기이므로 명리에서는 이때 태어난 사주에 온기를 줄 화(火)가 있는지를 조후의 관점에서 살핍니다. 다만 그 판단은 사주 전체의 구조를 보고 내리는 것이지, 동지생이라는 사실만으로 결론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옛사람들은 동지를 어떻게 보냈나
동지 하면 팥죽입니다. 붉은색이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고 여겨 팥을 쑤어 죽을 만들고, 새알심을 나이 수만큼 넣어 먹었습니다. 먹기 전에 대문이나 장독대에 한 그릇 떠 두거나 뿌려 액을 막는 풍습도 함께 전합니다. 다만 음력 동짓달 초순에 드는 애동지에는 아이에게 나쁘다 하여 팥죽 대신 팥떡을 해 먹는 지역이 많았습니다. 같은 절기라도 음력 날짜에 따라 음식이 갈렸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나라에서는 동지를 큰 명절로 삼았습니다. 관상감에서 이듬해 달력을 만들어 임금에게 올리고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는 일이 이날의 행사였습니다. 여름에는 부채, 겨울에는 달력을 선물한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한 해의 시간을 새로 배포하는 날이었던 셈이니, 동지가 왜 작은 설로 불렸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 팥죽 — 붉은색으로 액을 막는다고 여겨 쑤어 먹고 집 안팎에 놓았습니다.
- 새알심 — 나이 수만큼 넣어 먹으며 한 살 더하는 뜻을 담았습니다.
- 애동지의 팥떡 — 음력 초순에 드는 동지에는 팥죽 대신 떡을 하는 지역이 많았습니다.
- 달력 나눔 — 관상감이 이듬해 책력을 만들어 진상하고 배포했습니다.
오늘 동지를 읽는 법
동지가 낮이 가장 짧은 날인 것은 맞지만, 해가 가장 늦게 뜨는 날도 가장 일찍 지는 날도 동지가 아닙니다. 지구의 공전 궤도가 타원이고 자전축이 기울어 있어 태양이 남중하는 시각 자체가 조금씩 어긋나기 때문인데, 이 어긋남을 균시차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해가 가장 일찍 지는 날은 동지보다 앞서고, 가장 늦게 뜨는 날은 동지보다 뒤에 옵니다. 동지가 정확히 규정하는 것은 낮의 총 길이가 최소가 되는 순간입니다.